근로자의 날, 전야


노동절, 전야.

친구1 만나서 영등포에 들러 옷 사고, 구경 좀 하다가, 야근한 친구2를 만났다. 셋이서 플로랄 고양이에 가서 샹그리아를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나이 먹으니까 자꾸 이런저런 얘기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안했을 이야기도 요즘은 한다. 말이란 게 하다보면 이상하게 봇물처럼 터져 못할 말도 그냥 하게 되는 거다. 나는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말이 많아졌다. 어렸을 적부터 오래도록 하지 못한 말들을 이자까지 듬뿍쳐서 쏟아내려는 것처럼. 가끔 말이 많은 내가 부담스럽다. 이렇게 말이 많아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곧 그런 생각을 말로 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플로랄고양이에 가면 고양이가 있어서 좋다. 관심없다는 듯 돌아다니다가도 이따금 다가와 어슬렁거리다가 간다. 안아주면 도망가고 안 안아주면 곱게 있다가 간다. 고놈 참. 타인과 거리두기와 가까워지기를 잘 안다.
요즘 화가 나는 일이 많았는데 뭔가 괜찮아지는 것 같기도.
집에 와서 김경욱 신간을 읽었다. 단편 하나만 읽고 잤다. 예전에 계간지에서 봤던 소설일 거라 생각하고 산 거였는데 이럴 수가. 그게 아니었다. 그런데 제목이나 내용이 왜 이렇게 익숙할까 싶었는데, 전에 남산도서관 가서 읽었던 단편이었다. 흠. 그럼 내가 예전에 봤던 그 단편은 제목이 뭐지. 그거 진짜 읽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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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찾았다.「빅브라더」
다음 소설집에 실리겠구만.

'그때는' 띄어쓰기

'그때는' 띄어쓰기

질문 :'그때는그럴수밖에없었어요' 띄어쓰기 부탁드려요. '그때는, 그 때는' 둘 다 안 되나요?
답변 :"표준국어대사전"은 앞에서 이미 이야기한 시간상의 어떤 점이나 부분을 이르는 ‘그때’를 한 단어로 처리합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하여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와 같이 적습니다.

자고로 이사할 때는 절대로 손해보지 말아야 한다

이사한 지 한달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이사한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중.

지난 달 월세에서 전세로 이사를 했다.
이렇게 걸쳐서 이사하는 건 처음이라 이사하는 와중에 별 일이 다 있었다.

일단 나는 전 주인한테 보증금을 받아서 나가야 하고, 지금 이사하는 집 전에 살던 사람은 우리한테 보증금을 받아서 나가야하는 상태. 그런데 이사 날짜도 그쪽에서 멋대로 평일에 정하길래 알았다고 했는데 이사하는 날 보증금 빨리 입금하라고 계속 전화다. 분명히 오후에는 입금해준다고 했는데 11시부터 계속 전화고, 우리가 무슨 사기꾼이냐. 결국 12시 좀 넘어서 입금해줬다. 그 집에 있는 에어컨도 사기로 했는데 돈 언제 입금해주냐고. 일단 에어컨이 작동되는지 상태를 봐야 한다고 부동산 쪽에 봐달라니까 그쪽도 자기네가 책임 져야 하는 일이니까 싫단다. 그래서 결국 퇴근하고 가서 에어컨 상태 보고 결제했다.
그러니까 전에 살던 사람이 보통은 이렇게 안해준단다. 자기가 가까운데 이사갔으니 그나마 해주는 거라고.
그래서 무슨 말씀이냐고 원래 통화할 때 바로 입금해준다고 했더니 자기가 돈은 천천히 받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그런 적 없단다. 아, 네 그러세요. 하고 부동산가서 계약서랑 받아갔다.

그리고 주말에 이사를 하는데 갑자기 집 주인이 전화와서 전세금을 당장 못 마련해주겠으니 이사날짜를 늦추란다.
어이가 없어서. 급하게 집 구해서 나가는 게 누구 때문인데. 자기가 신축공사를 하니 뭐니 해서 집 비워달라길래 급하게 나가는 건데,
돈을 못 준다고? 그래서 그런 게 어딨냐고 당장 돈 달라니까 대신에 이사비용을 대주겠단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이사를 갔다.

얘기가 너무 기니까 중략하면,

근데 집주인은 보증금도 일주일 넘어서야 줬고, 이사비용은 개뿔. 아예 씹는다.
난 이제야 엄마한테 이사비용 못받았단 말 듣고 집주인한테 연락 했더니 돈이 없다고 사정이 안 된다고
내 번호는 스팸처리 못했나 보지.

어이가 없다. 무슨 사람이 20만원이 없어. 카톡도 되던데,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팔아도 20만원은 나오겠다.
사람이 돈이 없어서 못 구하는게 아니다. 자기 먹을 거 다 먹고 입을 거 다 입고 누릴 거 다 누리고 그러고 남는 잉여자금, 
그게 있어도 안주는 게 사람 심리다. 아까우니까. 지금 문자 폭탄 보내고 열받아서 식히는 겸 쓰는 일기.
내가 언제 저한테 월세 밀린 적 있나, 공과금 밀린 적 있나. 한번도 밀린 적 없는데다 옆방 사람이랑 같이 정산해서 쓰는 전기세도 옆방사람이 에어컨이랑 전기 하도 틀어대서 과징금 붙는 것도 같이 내줬는데. 쓰레기.

그러고보니 지금 사는 집 전에 살던 사람도 가스비 정산 제대로 안하고 갔다. 지난 달 가스비가 9만원이면 거기에 더하기 자기가 살았던 기간 비용까지 가스회사에 전화해서 정산한 뒤에 갔어야지. 이번달 가스비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나 했네.

진짜 남들이 싸지른 똥 제대로 덮어쓰고 열받는 건 나 뿐이다.

세상엔 왜 이렇게 남 등처먹으려는 쓰레기들이 많지.
자기는 일원도 손해 안보려고 하고, 물론 손해 안보려는 태도는 좋다. 그럼 자기가 손해 안보려면 남한테 피해도 끼치지 말아야지. 그게 정의 아닌가? 나보다 적어도 15살은 더 많은 아저씨들한테 엿먹고 나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내가 어리고 여자애니까 만만하게 보여서 그랬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래, 나는 당신들이 이끌고 있는 세상에서 잘 살고 있다.
남한테 어떻게 사기치고 등처먹고 속여먹는 법이나 몸소 가르쳐주는 이 세상의 롤모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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